이음공감

마음을 전하며, 세상과 벗하는 문해교육

대구평생교육진흥원 김태수 기자

문해(文解)를 어학사전에 찾아보면 ‘글을 읽고 이해함’이라고 나온다. 연륜 있는 어르신시대에는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이라는 자체를 등한시하거나 배제되던 시절이 있었다.

나의 친정어머니 또한 여자라는 이유로 배움이라는 자체가 통제되었지만, 외삼촌들 어깨너머로 배웠다는 한글 실력이 간간이 맞춤법은 맞지 않았지만, 이해하기엔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대단한 실력가였다.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거쳐 어르신들의 문해교육이 모든 국민이 가져야 할 ‘권리’가 되어 「평생교육법」 제39조2(문해교육센터 설치 등)(2016. 2. 3.)에 의거, 문해교육 활성화를 위해 국가평생교육진흥원, 국가문해교육센터가 출범하였다.

노인복지관 문해교육

노인복지관 문해교육

코로나19 때문에 그 쏠쏠하던 재미까지 앗아갔다는 어느 어르신은 “이름도 쓸 줄 몰랐던 내가 노인복지관 문해교육을 통해서 조금씩 조금씩 배워가며 은행업무도 빠르게는 아니지만 어렵게 보고 있고, 일상의 작은 메모도 적어가면서 배움이라는 새로운 기회를 얻었는데 코로나19가 알아가던 기회마저 앗아가고 있네. 배웠던 걸 잊어버리면 어쩌지?”라며 걱정 섞인 하소연을 전한다.

또 한 어르신은 “이름 석 자 겨우 쓸 수 있던 내가 문해교육을 받아 초등학교 교육이수를 인정받고 시를 써서 전시회도 하고, 일기도 쓰면서 나중에라도 기회가 있으면 책을 발간하려고 준비도 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좌절되면 어떡하나? 걱정이 앞서네”라며 안타까움을 전한다.

노인복지관 문해교육

노인복지관 문해교육

초등 학력 교육인정과 학습능력 테스트를 거쳐 겨우겨우 재미를 붙였는데 코로나19가 모든 일상생활을 멀리하게 만들고, 즐겁게 다니던 ‘청춘대학’마저 그리워하는 지금의 상황이 안타까움을 전한다. ‘혹시나 잊어버리지나 않을까’라는 마음에 반복되는 연습을 한다는 어르신들의 배움의 마음.

자녀들이 외부 출입을 금해 꼼짝도 못하는 일상이 때론 우울하다고도 전한다. 건강을 걱정하는 자녀들의 마음을 알면서도, 혹여 하는 자신들의 걱정도 함께한다는 어르신들.

노인복지관에서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서 전문 강사를 초빙하여 상·하반기 고령자 맞춤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1. 코로나19로 인해 문해교육을 받지 못하는 고령학습자의 일상과 마음

문해교육을 열정으로 받으시던 어르신 한 분의 전화인터뷰에서 “코로나19가 우리들을 힘들게 한다. 공부하는 즐거움과 친구들 만나는 즐거움이 세상 살아가는 기쁨이었는데, 선생님도 친구들도 만난 지 까마득하여 얼굴 잊어버리겠다. 배운 것까지 모두 잊어버릴 상황이다”라며 푸념을 하신다.

함지노인복지관(http://www.withhamji.or.kr/)에서는 50여 개의 프로그램이 매주 시간표에 따라 상시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3월부터 잠정 중단된 상태이다. 따라서 매주 프로그램을 수강하러 오시던 어르신들께서 집에만 계시니 몸도 찌뿌둥해하시고 매주 만나던 친구분들도 만나지 못해 무료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다고 전한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복지관에도 어르신들로 북적이는 생기와 활력이 넘치는 복지관이 되기를 희망해 본다.

강사는 “코로나19가 모든 것을 멈추게 했다. 한참 재미있어 하시는 어르신들과 한걸음 한걸음 엮어가는 것이 감동이었는데, 언제나 다시 정상으로 돌아갈지 지금이 염려스럽다”며 어르신들의 문해능력 한계단 한계단이 기쁨이요, 감동이었다고 전하며 코로나19의 극복을 기원했다.

최근에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자원봉사나 분기별 단기 프로그램 형태로 진행되는 경우에는 어르신의 문해 수준을 높이는 효과를 보기 어렵다. 그렇기에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을 위해서 전문 기관의 주도하에 고령자 맞춤 문해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자를 아는 데서 그치기보다는 글의 의미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교육과정이 나아갔으면 한다.

2. 코로나19로 어려운 사회를 위로하는 문해교육 대상자들의 이야기

지난 5월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는 대한민국 문해의 달을 기념하여 코로나19 또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는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을 공모했다.

매년 진행되는 시화전은 성인문해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산하기 위해 시작되었다. 현재는 성인문해교육 학습 결과에 대한 시상을 통해 학업 성취감을 제고하고, 성인학습자의 문해교육 참여를 촉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 시화전 대국민 투표에는 16개 시화 작품이 투표에 올랐으며, 결과는 8월 12일에 발표될 예정이다. 그간 진행되어온 시화전 우수작품을 보고 싶다면 국가문해교육센터(le.or.kr/index.do) 자료마당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제9회 전국 성인문해교육 시화전’은 온라인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사진·자료 제공

강북노인복지관(www.kbsilver.or.kr), 함지노인복지관(www.withhamji.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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